"터지지 않는 '꿈의 배터리' 2년내 스마트폰 장착"

입력 2017-01-22 20:58  

리튬이온 대체할 전고체 배터리 각광

리튬 배터리 충격에 약해 고체는 못질해도 끄떡없어
효율 떨어져 상용화엔 한계

다이슨·보쉬·삼성·LG 등 고체 배터리 개발 안간힘



[ 유하늘 기자 ] 삼성전자가 23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발화 원인은 배터리 결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을 계기로 일반인 사이에서도 배터리 안전성에 관심이 높아졌다. 과학계에서는 충격을 받아도 불이 붙지 않으면서 높은 효율을 내는 ‘꿈의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갤노트7 폭발 사고 이후 주목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2차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이오닉머티리얼스는 지난해 망치로 못질을 해도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사진)를 개발했다.

이 회사의 마이크 짐머만 최고경영자(CEO)는 손님이 회사를 찾아올 때마다 자체 개발한 배터리에 못질을 하는 ‘깜짝쇼’를 선보인다. 처음 본 사람은 폭발할까봐 화들짝 놀라지만 배터리에 구멍만 날 뿐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비결은 전해질에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을 포함한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쓴다. 전해질을 따라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리튬은 불안정한 원소여서 충격을 주거나 용기가 파손돼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하면 불이 붙으면서 폭발한다.

이 회사는 리튬 대신 세라믹과 같은 고체를 전해질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무리 충격을 줘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짐머만 CEO는 “2년 내에 폭발 위험 없는 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꿈의 배터리’ 후보는 세라믹

전문가들은 배터리 기술은 다른 정보기술(IT) 분야보다 발전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한다. 구글이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네스트의 토니 파델 CEO가 “IT업계에 18년간 몸 담아왔지만 배터리 기술의 진화는 고작 니켈카드뮴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넘어간 것이 유일하다”고 푸념할 정도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가 급속도로 늘면서 현재 기술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가볍고 성능이 좋으며 오래 쓰는 전자기기를 만들려면 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도 용량이 큰 배터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발을 막는 것이 과제다. 배터리 전기 용량이 늘어나는 데 반해 크기가 작아지고 얇아질수록 폭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전고체 세라믹 배터리를 가장 유력한 ‘꿈의 배터리’ 후보로 꼽는다. 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인 세라믹을 전해질로 쓴다.

조재필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불안정한 원소인 리튬 대신 세라믹을 재료로 쓰면 폭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몇 가지 시제품도 등장했다. 카드형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에 박막형 고체 배터리가 들어간다.

문제는 효율이다. 성능 시험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만큼 용량이 크지 않고 수명도 짧다.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등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조 교수는 “세라믹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만큼의 효율을 내려면 원재료인 세라믹의 전도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10년가량의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2015년 미국의 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삭티3를 9000만달러(약 1076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독일 보쉬도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시오를 사들였다. 이들은 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의 선구자로 꼽히는 곳이다. 삼성SDI는 상용화를 목표로 2013년부터 고체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코캄 등도 같은 연구를 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면 상용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 2차전지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 달리 충전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 소재에 따라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니켈수소, 니켈카드뮴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노트북PC 휴대폰 카메라 등에 널리 사용된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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